사측은 위법 이사회 의결 원상 복구하고 사용자협의회 및 산별교섭 즉각 복원해야
오늘의 승리가 모든 시민의 승리로 거듭나도록 사회적 책임 다 해나갈 것
[세계타임즈 김장수 기자]문재인 정부 출범 후 진행된 노정교섭의 결과, 16일 열린 공공기관운영위원회에서 성과연봉제 폐기가 의결됐다. 박근혜 정권 최악의 노동 적폐 중 하나였던 성과연봉제 강제도입 탄압이 드디어 끝장났다. 해고 권한이 걸린 노동자의 목숨줄을 노동자 스스로의 손으로 끊어버리기를 강요했던 적폐 정권이 낳은 괴물은 금융·공공노동자들이 쟁취한 완벽한 승리로 그 수명을 다했다.
숱한 탄압에 절대 굴하지 않고 정권의 몰락까지 지치지 않고 싸운 40만 금융·공공노동자들의 자랑스러운 승리다. 공공성의 파괴는 절대 시민들의 요구가 아님을 스스로 선언하고 노동자들의 투쟁에 끝없는 연대와 지지를 보내주신 이 땅의 모든 시민의 승리다. 금융노조는 오늘의 승리를 위해 포기 않고 싸워온 금융·공공노동자와 시민들께 진심으로 감사와 존경의 인사를 드린다. 아울러 대선과정에서의 약속을 성실하게 지켜 노정교섭의 실질적 결과를 도출해낸 문재인 정부의 결단에 진심 어린 박수를 보낸다.
보수정권 9년, 탄압의 시간은 길었고 혹독했지만 역사의 시간에는 일시적인 후퇴가 있을지언정 긴 걸음의 전진만이 존재한다는 것을 우리는 확인하고 있다. 그리고 그 전진의 발걸음을 더욱 확고하게 내딛어 나가기 위해, 이제 우리는 모든 이해관계자가 성과연봉제 적폐를 완전히 청산하는 길에 함께 나설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우선 금융노조 산하 33개 사업장 사측은 노사 간의 신뢰 회복을 위한 모든 조치를 지체 없이 이행해야 한다. 여기에는 위법한 이사회 의결이 무효임을 인정하고 적법한 상태로 원상 복구하는 것과 성과연봉제 강제도입을 위해 탈퇴했던 사용자협의회 복귀, 산별교섭 복원 등 제반 조치가 모두 포함된다. 이사회 의결과 관련해서는 법원이 이미 주택도시보증공사지부의 사례를 통해 이사회 의결이 무효임을 분명하게 확인한 바 있다. 다른 사용자들도 모두 이를 준용해 법이 정한 바에 따라 처리하면 될 것이다.
또한 산별교섭은 즉각, 어떠한 조건도 없이 복원되어야 한다. 산별교섭은 금융 산별 노사의 오랜 전통으로서 수십 년간 노사 간의 신뢰를 쌓아올 수 있었던 가장 큰 원동력이었다. 성과연봉제를 강제 도입하라는 정권의 지시 한 마디에 이 소중한 산별 노사의 공동자산을 일거에 무너뜨린 것에 대해, 사측은 스스로 철저한 반성을 거쳐 입장을 표명하고 앞으로 이같은 일이 재발되지 않을 것임을 분명하게 약속해야 한다. 또한 사용자협의회에 즉각 복귀하고 산별교섭에도 성실하게 임해야 한다. 그것만이 부당한 권력에 순응했던 죄과를 조금이나마 씻어내는 길이 될 것이다.
아울러 성과연봉제 도입 인센티브는 반드시 전액 환수해 공익목적으로 사용해야 함을 분명하게 밝힌다. 각 공공기관마다 진행 경과가 다른 만큼 이는 노동자의 힘만으로 될 일이 아니며 정부와 사측이 함께 나서야 할 문제다. 정부와 사측이 위법한 방법으로 의결한 성과연봉제 정책 자체가 폐기되는 것인 만큼, 결자해지의 책임감을 갖고 이를 환수해 청년고용 확대·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등 공익목적에 사용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마지막으로, 역사적인 승리가 결코 우리 힘만으로 이루어지지 않았음을 우리는 분명하게 알고 있다. 우리 10만 금융노동자들은 우리에게 주어진 사회적 책임을 완수함으로써 그에 보답하고 미래를 향한 전진을 시작하고자 한다. 금융산업 비정규직 및 무기계약직의 정규직 전환, 청년일자리 창출, 불완전판매 근절을 위한 과당경쟁 혁파, 장시간노동 관행 청산 등이 그 시작이 될 것이라 믿는다. 특히 가장 시급한 것은 금융을 정권의 전리품 취급하며 금융공공성을 파괴해온 관치금융을 청산하는 것이다.
보수정권이 지속적으로 망가뜨려온 협동조합의 자주성 확립, 고객의 금융접근권 포기를 강요하는 한국씨티은행의 대규모 점포폐쇄 저지, 지역경제 활성화와 금융생태계 다양성을 위한 지방은행 육성 등도 이 땅의 시민으로서 금융노동자가 짊어져야 할 사회적 책임이다. 10만 금융노동자들은 오늘의 승리가 시민들의 승리로 돌아갈 수 있도록 온 힘을 다해 싸워나갈 것이다. 다시 한 번 함께 해주신 모든 동지들과 시민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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